겸손함을 가르쳐야……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사이자 강사인 어떤 분이 하루는 그 분야에 아직 초보적인 박사의 강연을 듣기 위해 강의실 제일 뒷자리에 앉았다.
연구발표를 하고 있던 강사는 그 강의실 제일 뒷자리에 그가 평소에 존경하던 세계적인 석학이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섬뜩하면서 놀랐다. 그렇게도 유명한 분이 부족한 자신의 강의에 와서 앉아 있다는 것이 너무도 의아해서 잠깐 쉬는 시간을 틈타 그분에게 달려가 물었다. ‘아니 박사님께서 어떻게 제 강의를 들으러 오셨어요?’라고 묻자, 그분은 ‘이 시간에 제가 모르던 것을 단 한 가지 만이라도 깨달을 수 있다면 저는 시간을 잘 투자한 겁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자기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초보 박사의 강의를 들으면서 단 한 가지라도 배울 게 있다면 자기 시간을 잘 사용한 것이라는 말에 이 강사는 무릎을 꿇었다. 과히 세계적 명성을 얻을만한 겸손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상황이었다.
학원을 하다 보면 여러 부류의 사람을 만난다. 부모님들 가운데는 미국의 정계를 흔드는 분들도 있고, 중국 고위층 자녀도 있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학자도 있다. 또한, 돈을 많이 벌어서 자기가 가진 재산이 얼마인지도 잘 모르는 사람도 있으며, 평범한 직장을 가진 분들도 있다. 그분들의 대다수는 자녀의 교육에 있어서만큼은 선생님에게 대한 태도가 무척 겸손하고 예의 바르다. 그렇기에 그런 성공을 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그런데, 간혹가다가 어떤 분은 모든 세상이 자기 것인 것처럼 갑질을 한다. 알고 보면 별것 도 아닌 문제인데 따지기도 하고, 불평하며 더 나아가 선생님을 가르치려고 든다. 본인의 자녀를 가르치는 선생님께 보이는 태도가 마치 내가 너한테 돈을 주니까, ‘내 말 잘 들어!’” 라는 분위기다. 말은 그럴싸하게 부드러운데 그 말 속에 가시가 잔뜩 들어 있다. 자녀를 믿고 맡기겠다고 하면서 일일이 간섭한다. 이렇게 가르쳤으면 좋겠다고도 하고 숙제는 어떻게 내줬으면 좋겠다고도 하며, 심지어는 문밖에 붙어 서서 어떻게 잘 가르치는지 귀담아 듣기도 한다. 참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믿고 맡긴다는 말은 얼토당토않지도 않다.자녀를 너무 사랑하는 나머지 다른 사람들이 자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걱정이 태산이다. 한편으론, 자녀가 어른이 될 때까지 저렇게 항상 붙어 있을 거냐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기대에 못 미치면 금방 언짢아한다. 학생을 가르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말을 안 듣는 학생들도 있고 게을러서 숙제를 내줘도 하지 않는 학생도 있다. 때에 따라서는 좋은 결과가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떼를 쓰는 것은 교양이 없는 것이다. 마음에 안 들면 부모가 직접 가르쳐 보면 선생님 마음을 조금이니마 이해할 텐데 본인은 가르칠 때 열 받아서 주먹부터 올라가면서 다른 사람이 가르치는 것은 못마땅해한다. 어처구니가 없다.세계적인 석학이 어떻게 석학이 됐을까? 그것은 바로 겸손함이다. 사람들은 그를 볼 때 세계적으로 유명한 분이니까 모든 것을 다 잘 아는 것처럼 여기지만, 본인은 항상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더 배울 것이 있고 배우고 나면 아직도 본인이 더 배울 것이 남아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석학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우리말에 빈 수레가 더 요란하다는 말이 있다. 본인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못하고 말하다 보면 덜컹덜컹하면서 빈 수레로 드러나는 것이다. 겸손을 배워야 한다. 항상 나보다 훨씬 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